2010년 8월 10일자 조선일보 소개
中古안경 모아 빈곤국 보내는 동두천외고 동아리 '안아주세요'
안내문 돌리고 수집함 설치… 2년 동안 700개 넘게 모아
아프리카만 1억3500만명, 안경 살 돈 없어 평생 고통
지난 7일 오후 경기도 동두천시 지행동 동두천외고 2학년 1반 교실. 여학생들의 까르르 웃음소리로 떠들썩했다. '안아주세요' 봉사단 9명이 지난 겨울부터 모은 중고(中古) 안경 400개가량을 책상 10개 위에 펼쳐 놓았다.
금테·은테·뿔테 안경, 선글라스와 돋보기…. 색깔과 모양이 다양한 갖가지 안경이 놓였다. 학생들은 이 안경들을 하나씩 정성껏 포장했다. 모두 곧 아프리카로 보내질 것들이다.
- ▲ 안경을 모아 아프리카 등으로 보내는 동두천외고의 봉사동아리 ‘안아주세요’ 회원들이 올 들어 모은 안경들을 정리하려고 모였다. /이진한 기자 magnunm91@chosun.com
'안아주세요'는 '안경을 아프리카의 이웃들에게 전달해주세요'를 줄인 말이다. 3학년 장경진(18)양이 1학년 때인 재작년 여름에 시작한 캠페인이다.
장양은 당시 영어과외를 받던 캐나다 선생님으로부터 "캐나다에선 안 쓰는 안경을 모아 가난한 나라에 전해주는데 한국에도 혹시 그런 캠페인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 말에 인터넷을 검색해본 장양은 사물을 볼 때 초점이 맞지 않는 '굴절 장애'를 겪는 아프리카인이 1억3500만명이나 되고, 그들 형편으로는 석 달치 수입을 털어도 안경 하나 사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
장양은 "나도 고도근시라 눈이 나빠서 겪는 불편과 고통을 잘 알기 때문에 한번 나서 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장양은 '안아주세요'라고 쓴 포스터를 만들어 식당, 도서관 등 학교 안 곳곳에 붙였다. 라면상자 크기의 안경 수집함도 3개 만들어 옆에 놓았다. 3개월 뒤, 안경 100개가 모였다. 장양은 "제대로 알리면 더 많이 모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후 후배 8명과 함께 아예 '봉사단'을 만들었다. 이들은 동두천 곳곳에서 발품을 팔아 안내문을 돌리고 수집함 90개를 설치했다. 비용은 회원들이 용돈을 아껴 2만~3만원씩 모아 충당했다. 지난해 11월, 이렇게 모은 안경 317개를 안과의사 봉사모임인 '비전 케어 서비스(Vision Care Service)'를 통해 아프리카, 그리고 몽골과 스리랑카에 전달했다.
하지만 진심을 몰라주는 사람들 때문에 안타까운 적도 많았다고 한다. 장양은 "어느 초등학교 학부모회에 부탁했더니 '안경 모아준다고 봉사증명서를 줄 것도 아닌데 우리가 왜 나서냐'고 면박을 줬다"며 "순수한 봉사활동까지 '스펙(spec·자격요건)'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사람들을 보면 답답했다"고 했다.
장양은 "앞으로 국제구호기구에 들어가 지구촌 빈곤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빈곤층을 상대로 무담보 소액대출 운동을 벌여 삶의 희망을 키워주고 있는 그라민은행 창시자 무하마드 유누스를 예로 들었다.
'교과외활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흥시, 서울대 사범대 부설 '시흥영재교육원' 신입생 추가 모집 (0) | 2021.12.24 |
---|---|
경기도 온라인 평생학습 이용량, 코로나19 국면이후 2배 이상 껑충! (0) | 2020.05.27 |
[사실뉴스 sasilnews.com] 시흥시 학교 밖 청소년들 위해 다양한 온라인 서비스 지원 시작 (0) | 2020.04.27 |
과천시, 스쿨시티 프로젝트 추진 (0) | 2011.04.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