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학습2010. 8. 10. 16:44

갯벌체험, 슬로푸드 등 다양한 체험 즐길 수 있어…

갯벌 체험의 계절이 돌아왔다. 백미리,궁평리 등화성 마을 곳곳에서는 갯벌 체험이 열리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그 중에서도 탁 트인 바다와 다양한 해산물이 서식하고 있는 화성시 일미마을(궁평리)로 떠나봤다.

서울에서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내려가다 비봉톨게이트를 빠져나와 제부도 방향으로 20여분 달렸을까 제부도에 이르기 전 삼거리에서 궁평리 방향으로 꺾어 잠시 더 가다보니 하늘과 갯벌이 맛 닿은 서해일미마을이 눈앞에 펼쳐졌다.

얼굴에 진흙까지 묻혀가며 까무락을 캐낸 리포터

일미마을(궁평리)은 두 번 일어나는 밀물과 썰물의 간조차가 심한 곳이다. 맛은 물론 영양까지 풍부한 바지락, 맛, 굴, 까무락, 낙지, 칠게 등이 서식하고 있는 해산물의 보물창고이다.

따사로운 햇살 속에서 불어오는 서해 바닷바람은 시원하기만 했다. 무릎까지 오는 장화를 신고 한손에는 바가지와 다른 한손에는 호미를 들고 갯벌로 나섰다. 밖으로 나와 돌아다니던 게들은 낮선 이방인에 놀란 것일까? 재빠르게 구멍 속으로 모습을 감췄다.

약 50m쯤 걸어 들어가자 그곳에는 우리보다 먼저 갯벌체험을 하기 위해 각지에서 몰려든 사람들이 저마다 얼굴을 갯벌에 파뭍고 '바지락'과 '까무락'을 캐기에 한창이었다.

서해일미마을에서 갯벌체험에 한창인 가족

경기도가 선정한 슬로푸드 마을 중 하나인 서해일미마을은 어촌이자 농촌 마을로 1,00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이런 일미마을에서는 현재 바지락의 맛과, 갯벌 머드의 효과까지 함께 즐기실 수 있는 갯벌 체험을 실시하고 있다.

우리도 바지락이 나올 만한 곳에 자리를 잡고 호미로 갯벌을 파기 시작했다. 바지락이 슬금슬금 기어 갯벌 속으로 사라지기까지 약 30여분이 걸린다. 두개의 작은 구멍을 존재의 흔적으로 남긴다. 약 세 번의 호미질에 진흙 속에 진주처럼 숨어 있던 '바지락'이 모습을 드러냈다.

바지락은 한국인이 가장 많이 먹는 조개다. 간장의 기능을 돕고 피로를 회복한다. 영양학적으로도 매우 우수하다. 이런 바지락을 서해일미마을에서는 텃밭에서 상추 뽑아먹듯 캐다 먹는다.

약 한 시간이 지났을까 어느새 바구니는 바지락과 까무락으로 한가득 채워졌다. 그 쯤 다른 갯벌체험자들도 저마다 한바구니 가득 채워서 갯벌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궁평리 갯벌에서 서식하고 있는 게, 까무락, 소라개 (왼쪽부터 시계방향)

강승범 (서울 화곡동.38)씨는 "아이들에게 책 속에서만 보던 조개, 게 등을 직접 잡아주고 보여줄 수 있는 장소라 너무 좋아요"라며 "집에서도 멀지 않아 앞으로 자주 오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갯벌체험 이외에도 일미마을에서는 '슬로푸드'와 '피어피싱' 등의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슬로프드' 체험에서 만들어 먹는바지락칼국수는 그 시원한 맛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음식 중에 하나이다. 이 외에도 바지락으로는 젓갈을 담그고, 미역국·잡채·죽을 만들어 먹을 수 있어 체험객들이 좋아하는 메뉴중의 하나다.

궁평리 갯벌에서 잡은 바지락으로 끓인 '바지락 칼국수'

황미화 프로그램관리자는 "슬로푸드체험은 굴밥과 칼국수 재료를 준비해주고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비법을 알려주고 있어요"라며 "아이와 부모가 함께 만드는 재미에 빠져들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화성시와 일미마을에서는무계획한 개발로 인한 어장 황폐화를 막기 위해 90ha의 갯벌을 3등분해 순서대로 30ha씩만 일반에 개방하고 있다. 1년 동안 체험학습장으로 활용한 다음에는 2년 동안 쉬게 해 갯벌의 생명력을 회복케 하고 있어, 언제나 잘 보전된 우리 서해안의 갯벌을 체험할 수 있다.

바지락·낙지·굴·소라·꽃게·박하지·모시조개…. 농어·광어·우럭 등 온갖 생선까지 없는 게 없는 일미마을. 바닷가 마을에서 풍요로운 맛을 즐기다 보면 어느새 갯벌은 낙조로 인해 온통 붉게 물든다.

조선일보 100810

Posted by allin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