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네가 태어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쓰기 시작했단다. 요즘은 결혼 연령이 늦어 남자 나이 40살 전후에 출산을 하는 경우가 흔하지만 아빠 또래를 기준으로 하면 10년쯤 늦은 셈이야. 너를 보살펴 줄 시간이 남들보다 짧아 내가 알고 있는 세상의 지혜를 빼먹지 않고 빠르게 전해 주고자 이 글을 쓰게 되었다. 네 삶에 위기가 닥쳤을 때 펼쳐 볼 수 있도록.
--- 「들어가는 말」 중에서

먼 길 떠나기 전에는 화장실을 미리 다녀오렴.
그럼 여정이 편할 것이니. 특히 비행기를 탈 때면 탑승 전에 다녀오면 좁은 기내 화장실을 쓰지 않아도 되고 비행기도 가벼워진단다. 나는 탑승 직전에 습관처럼 화장실을 다녀오게 되었고 비행 중에는 화장실을 거의 가지 않는 버릇이 생겼는데 비즈니스 클래스를 타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란다. 그러면 비행 중에 긴장할 필요가 없어 편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으니까. 덤으로 모든 승객들이 그렇게 한다면 비행기도 조금 더 가벼워져서 연료비가 절약되지 않을까?
--- 「일상생활」 중에서

일을 할 땐 네가 사장이라고 생각하고 일해라.
그래야 사장이 가진 노하우를 터득할 수 있고 나중에 너도 사장이 될 수 있단다. 오너 의식을 가지고 일을 하고 그렇게 트레이닝이 된 후라면 네가 회사를 차려도 쉽게 망하지 않을 것이다. 사장이 삶의 목표일 필요는 없지만 기왕 태어난 삶이라면 좀 더 도전적인 일을 하는 것이 보람되지 않을까?
--- 「사회생활」 중에서

아무도 믿지 마라. 너 자신 외에는.
네가 오너가 되었다면 항상 인간의 탐욕과 결부된 문제를 없애는 노력을 해야 해. 그렇지 않으면 회사의 안녕은 보장할 수 없단다. 네가 오너 사장(President)가 되거든 너 외에는 아무도 믿지 마라. 어떤 회사가 네 것이라면 회사의 이익이 너의 이익과 동일하므로 사장인 너는 당연히 회사에 가장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경영을 하게 될 거야. 그러나 네가 데리고 일하는 직원들은 그런 것에 관심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란다.
--- 「사장이 되거든」 중에서

형광등을 못 가는 남자는 사귀지 말거라.
밤에 네가 직접 등을 갈고 싶지 않다면 말이다. 아빠의 경우 직업적으로 자동차 정비를 배워서 할 수 있기는 했지만 남자뿐만 아니라 여자들도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면 당연히 배워야 하는 생존 기술들이 있고 타이어를 교체하는 따위의 일이 그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단다. 생존의 지식에 남녀를 구분할 필요는 없으며 위에 언급한 정도는 너도 할 줄 알아야 하지만 가족의 생존에 전혀 관심이 없는 남자는 결혼 상대로 적당하지 않음이 분명해.
--- 「남자를 만날 때」 중에서

가난하지 말아라.
가난은 조금 불편할 뿐이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제대로 가난해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난은 고통이다. 몇 푼 병원비가 없어 죽어 가는 자식을 보고 있는 부모는 고통스럽다. 절대 가난하지 말아라. 가난을 낭만으로 포장하는 사람들을 믿지 마라. 가난은 그 자체로 고통이다. 절대 가난하게 살지 말아라.
--- 「가정경제」 중에서

시간이 더 지나 우리 모두가 떠난 세상에서 너만의 삶을 살기를 바란다. 그리고 네가 떠나야 할 그때, 네 자식들에게 그들의 삶을 잘 살 수 있도록 ― 오늘 아빠가 이 책을 너에게 전하듯 ― 네가 가진 지혜를 나눠 주길 바란다. 그곳에 가면 하늘나라가 어떤지 알려 줄 테니 가끔 네 아이들 자라는 모습이나 들려 주려무나. 내 딸로 태어나서 고맙고, 오늘 이렇게 훌쩍 자라 줘서 고마워. 다음 생에도 엄마와 만나고 또 네가 태어났으면 좋겠어. -

Posted by allin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