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7:30에 시작하는 입시설명회에 이미 1백여명의 엄마들이 들어 앉았다. 어제는 고1 부모를 대상으로 오늘은 고2 부모들에게 입시설명회를 하는 평촌의 입시학원. 강남본원을 비롯해서 7개 학원에서 경기권 최대 수강생이 다닌다는 학원이다. 재수생을 포함해서 8천여명이 다닌다니 매머드학원이다.

고2 아이를 둔 나는 처음 아이를 유아원에 보낼때 무언가를 가르치기 보다는 집에서 놀리기 보다는 학원에 보내면 뭔가를 해주겠지 하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되살아 났다. 맞벌이하는 친구들이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으니까 학원에 보내던 모습이 떠올랐다. 제가 한다니까 보내주기는 해야겠지라는 생각을 품고 있던 나는 자격없는 부모였다. 그래도 학원에 보내면 부족한 과목을 조금은 보충이라도 하겠지 하는 기대를 가졌었다.

학원은 부족한 과목을 보충해주는 곳이 아니었다. 워낙 수시모집에서 다양한 제도가 생기고 이번에는 입학사정관제까지 추가되는 바람에 입학상담실장이 성가를 올리는 입학컨설팅 기관으로 변하고 있었다.

성실하게 노력하는 사람이 잘되는 세상이 아니었다. 성실하게 노력하는 것은 누구나 기본적으로 하는 것이고 현 제도를 최대한 [잘]이용하는 기술을 빌려야 아이가 대학을 갈수 있는 곳이었다.

고2에 공부를 마쳐야 하고 고3이 되서는 성적 떨어지는 일이 없도록 관리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새로 바귄 입시제도 안에서 아이가 수시 특별전형에 들어가려면 고1 이전에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서 캐리어를 쌓아가는 것이 중요한 세상이었다.

아이가 대학입학에 실패한다면 그건결국 내 책임이 크다는 얘기가 됐다.

Posted by allin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