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분이 시들해져서 화원에서 일하시는 분에게 여쭈었더니 "물을 너무 많이 주셨네요"하신다. 잎이 말라 보이거나 내 생각에 목이 마르지는 않겠나 싶어서 또는 습관적으로 물을 주었다. "물이 너무 많으면 식물이 힘들어해요" 하신다.

또래들보다 조금은 비둔해 보이는 큰아이가 야자 끝내고 돌아와서 11시가 넘어서 식탁에 놓인 간식을 허겁지겁 먹는 모습을 본다. 아내는 하나라도 더 먹이려고 따라 다니며 먹인다. 입이 짧은 딸아이는 아침마다 제 엄마 성화에 안넘어가는 밥을 먹느라 고생이다. 배고파하면 그때나 주지 그러느냐고 하지만 아내는 아이들이 안타까와서 따라 다니며 먹이려 든다.

엊그제 한 민간기구 회의에서 해외연수 선발에 자원했더니 YMCA사무총장이 작은아이 일본 과학캠프 보내지 않겠느냐고 권한다. 90만원이 넘는다길래 주저했더니 "이사님은 가시면서 자제분 보내시는건 주저하셔요?"라고 묻는다. 순간 그렇기는 하다 싶었다. 하지만 이내 생각을 다잡았다. 나중에 자기가 아쉬워서 가겠다면 모를까 내가 나서서 투자라고 보내려는 욕심은 부리지 말아야 겠다고. 아이들이 유치원 다닐 무렵에 주말이면 이곳저곳을 데리고 다니며 세상 구경을 시켰었다. 그런데 이녀석들이 한 곳도 제대로 기억하는 곳이 없다. 어찌나 허망한지 모르겠다. 화분에 물을 너무 많이 준 것일까?

Posted by allin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