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촌 학원가에서 손가락에 꼽는 유명학원이 특목고 입시설명회를 열었다. 2백여명이 넘는 엄마들은 세시간을 이어지는 설명회에 잘도 버티고 앉아 있었다.

sky 입학을 하려면 할아버지 재력과 엄마의 정보력 그리고 아이의 실력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 실감났다.

참가한 2백여명의 엄마들 중에 뒤쪽에 앉아서 한숨을 쉬거나 도중에 일어서는 엄마들은 이미 자격미달이었다. 이 학원이 서울,경기지역에 80여 명을 합격시킨다고 한다면 앞쪽에서 초롱초롱하게 설명을 듣는 엄마들만 해당되는 사항이었다. 이미 특목고에 입학이 가능한 아이들은 중1 수준에서 결정이 나 있다는 느낌이었다. 이미 1백여명의 가능성이 있는 상위 그룹은 따로 있고 내 아이는 들러리였다는 생각에 절망감이 들었다.

중3 아이들은 이미 특목고에 입학해서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을 따라가고 수학적 사고가 기본으로 되어 있어야 하는 구술고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아이에게 조금 재능이 있어 보인다고 해서 특목고 입학을 기대한다는 것은 언감생심 이었다. 부모가 팔걷고 나서서 코칭하고 따라다닐 재력과 열성이 없다면 생각도 못할 일이었다.

내가 고등학교에서도 접하지 못한 문제를 중2,3 아이들이 풀고 있었다. 영문과를 나온 나도 못듣는 CNN을 넘어 AP를 듣고이해하고 답을 하는 문제를 풀고 있었다.

학원측은 기술적으로 시스템을 완벽해 보일만큼 짜놓고 있었다. 돈내고 그대로 따라 오기만 하면 아이가 특목고에 가는 일은 가능해 보였다. 부족한 교과는 돈을 더 내고 인터넷을 이용해서 보충할수 있고 출결부터 학생지도까지 첨단 시스템으로 관리되고 있었다.

날마다 숙제에 파묻혀 파김치가 되는 아이를 보면서 그만두게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내게"중3 1년만 죽었다 생각하고 파고 들게 하면 아이의 평생이 달라질수 있는데 무엇을 주저하십니까?"라고 묻는 것 같았다.

Posted by allin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