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서울불꽃축제를 할 때면 아이들과 함께 다녔다.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부터 시작한 순례가 아이들이 고등학생이 될때까지 계속돼왔다.

지난해 한강 불꽃축제는 신종플루로 취소됐고 올해는 대단했단다. 함께 가기로 했는데 사정이 생겨 서울로 연극을 보러 간 작은 아이만 전철로 한강에 도착한 모양이었다.

여의나루에 사람이 많아 전철은 여의도에서 섰고 아이는 시간에 늦었지만 현장에 도착은 했다. "아빠의 소중함이 제일 크게 느껴지네요"라고 문자를 보내왔다.

"이제 네가 딛는만큼 네 세상이란다. 씩씩하게 나가렴"라고 답을 해 보냈다. 내심 북새통에 무사히 돌아올지 걱정은 된다만 그렇게 세상으로 등을 떠밀어 본다.

Posted by allinda

한 주간 동안 신종플루로 휴교였다. 마지막 날 저녁 아들이 한주간 동안 참 행복했다고 말했다. 내가 보기에도 피로에 찌든 모습이 아닌 활발해지고 명랑해진 모습이었다.

고교 2년 문과반 아들은오전 7시 40분까지 가서 종일 책상에 앉았다가 점심, 저녁 급식먹고 야자까지 열시에 마치면 학원으로 가서 열두시가 넘어서 돌아오던 녀석이었다.

신종플루로 휴교하자 7시 30분에 일어나서 출근하는 나를 따라 도서관에 가서 공부하다 저녁식사 전에 돌아왔다. 점심은 가을색이 완연한 과천중앙공원을 가로질러 산책하고 분식집에서 해결했단다. 머리가 아프면 자료실에 내려가 책을 뒤지기도 했을 것이다. 저녁에 돌아와서 동영상 강의를 듣고는 1시간여 게임을 하다가 학원을 다녀오곤 했다. 학원도 신종플루로 숙제만 내주고 휴교하자 숙제 푸는 것에 진땀을 흘린다.

수행평가를 위한 시사문제에 답하기 위해서 고대사상과 현실세계의 적용에 대한 자기의견을 정리해서는 식탁에서 내 의견을 묻고 컴퓨터 앞에 앉아 끄적 거린다. 한 주일 사이에 우리 부자는 친일전력을 가진 대통령에 대해, 다수결 우선이라는 우리 민주주의 의사결정 방식에 치이는 소수에 대한 배려에 대해 제법 깊은 토론도 할수 있었다. 선물로 받았던 와인을 따서 잔을 흔들어 향을 퍼지게 하고 코를 잔속 깊이 박고는 숨을 깊게 들이 쉬며 향을 즐기는 요령을 가르칠수도 있었다.

주중에는 시골에 내려가 외할아버지 밭에 퇴비 뿌리는 일도 돕고 돌아왔다. 주말에는 친구와 영화보러 가겠단다.

수업에 들어서면 공부를 포기한 녀석은 잠에 빠져 들고 친구들과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일도 없이 그저 필요한 말만 하는 사이들로 바뀐지 오랜 교실. 개념없는 녀석들 때문에 학생지도를 포기해버린 선생님. 시간만 채우느라 학교에 가두어 두는 동안 아이는 시들고 있었다. 한주일 자유롭게 시간을 짜서 생활해 보더니 자퇴하고 검정고시 보는것은 어떨까요?라고 묻는다.

그래도 학교는 너를 만드는 틀이 되기 때문에 다니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지만 돌아서서 '과연 그럴까?' 자문한다.

우리 교육은 아직 이렇게 밖에는 방법이 없단 말인가? 한 주간 동안의 휴교는 홈스쿨링의 장점을 만끽한 시간이었다.

Posted by allinda

명문대생 100여명, 저소득층 자녀 위해 2년째 공부방 꾸려
"배운만큼 나누자" 뭉쳐 직접 눈높이 교재 만들어 입소문 타고 수강생 급증

오래된 다세대주택과 상가건물이 즐비한 서민 동네에 명문대 대학생 100여명이 돌아가면서 공짜로 수학 과외를 해주는 공부방이 있다. 서울대·연세대 등 국내 명문대와 아이비리그(미국 동부의 8개 명문 사립대) 재학생들이 가르친다. 이 공부방에 다니려면 두 가지 조건이 있다. 첫째, 형편이 어려운 집 자녀일 것. 둘째, 중학교 2학년일 것.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이하 배나사)은 저소득층 중2 자녀만 꼭 집어 가르치는 대학생 봉사단체다. 22일 오후 7시 서울 용산구 원효로 1가의 허름한 상가건물. 미니교실(19㎡·6평) 3개마다 중2 학생들이 각각 10~15명씩 모여 앉아 사각사각 연필 소리를 내고 있었다. 김주리(가명·14)양이 문제지를 읽다 킥킥 웃었다.

"주리와 주리 친구가 3개 고등학교 중 한 곳에 배정받는다. 두 사람 모두 신광여고에 배정받을 확률을 구하라."

김양은 '9분의 1'이라고 답을 적고, 자원봉사 교사 정경훈(21·연세대 생명공학과)씨에게 소리쳤다. "요 베이비(Yo baby), 문제 풀었어요!"

정씨는 "지난 1학기 중간고사 때 수학에서 40점을 맞은 주리가 기말고사 때는 70점을 맞았다"고 흐뭇해했다.

서울과학고 동문들이 지난 22일 서울 용산구의 한 임대 교실에서‘중2’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이들은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 자녀 중 수학 성적이 낮은 중2 학생들만 대상으로 맞춤형 학습지도를 한다./채승우 기자 rainman@chosun.com

배나사는 2007년 5월 서울과학고 동창생 10여 명이 모여서 만들었다. 이준석(24·하버드대 4년)씨가 동문회 홈페이지에 "소외된 계층 아이들을 가르치는 게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라는 글을 띄운 게 계기였다.

동창생 10여 명이 힘을 보태겠다고 나섰다. 이들은 '과외를 해서 가장 성적을 올리기 쉬운 시기는 중학생 때'라는 결론을 내렸다. 중1은 뺐다. 다음해 수강생을 뽑는 겨울방학 때 아직 초등학생이라 중학교 교사의 추천을 받기가 어려웠다. 중3도 뺐다. 고등학교 가기 전에 성적을 올리기엔 시간이 빠듯했다.

배나사 회원 이대훈(19·경찰대 법학과 2년)씨는 "나도 중2 때 PC방을 다니며 방황하다 성적이 떨어져 중3 때 고생한 기억이 있다"며 "중2 때 성적에 따라 이후의 성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견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고 했다.

그 다음은 교실과 학생을 확보해야 했다. 2007년 7월, 배나사 회원들이 용산구청에 찾아가 "수학은 자신 있다. 도와 달라"고 했다. 용산구청 가정복지과 홍성숙 계장은 "명문대 학생들이 돈도 안 받고 남을 가르치는 일을 과연 얼마나 계속할까 싶어 처음엔 믿음이 안 갔다"고 했다.

대표 이씨는 "어려울수록 오기가 생겼다"고 했다. 배나사 회원들은 5개월에 걸쳐 수학교재 샘플을 만든 다음 용산구청에 들고 갔다. 중2 교과서와 문제집 10종을 참고해서 만든 정밀한 교재였다. 구청이 이들의 정성에 놀라 흔쾌히 협조해주기로 했다. 관내 중학교 5곳으로부터 수강생 추천서를 받아 배나사 측에 전해주고, 공간도 알아봐 줬다. 배나사 회원들은 집안이 어렵고 성적이 낮은 학생 30여 명을 뽑았다.

배나사 회원들은 2008년 1월 서울 보광동 오산중학교 교실 2개를 빌려 수업을 시작했다. 1년 뒤, 용산구청이 성과를 인정하고 6000만원을 대주기로 했다. 배나사는 올 1월 지금 건물로 옮겼다. 구청 지원금으로 1년 임대료를 내고 미니교실 3칸을 꾸몄다.

서울대 등 5개 대학 게시판에 회원모집 포스터를 붙여 홍보한 끝에 회원이 100여명으로 불었다. 강사가 늘수록 수업이 점점 충실해졌다. 모든 수업에 전반적인 이론을 가르치는 정교사 1명, 1대1로 문제 풀이를 해주는 부교사 4명 등 5인1조 강사진이 들어가 학생 10~15명을 가르친다.

이들은 수학문제 지문에 아이들 실명을 넣거나 인기 그룹 '소녀시대' 등을 언급해 흥미를 돋운다. 아이가 시무룩하면 보호자에게 전화해 상의한다. 작년 여름, 보육시설에 사는 한 아이가 "엉덩이가 너무 아픈데, 일어서서 수업을 들어도 되느냐"고 물었다. 같은 시설에 있는 나이 많은 아이에게 맞아 온몸에 푸르죽죽하게 멍이 든 상태였다. 담당교사 국수근(19·한국과학기술연구원)씨가 시설에 전화를 걸어 이 학생이 더 이상 맞지 않도록 조치했다.

올해 1학기에 배나사에 다닌 학생은 30여 명이었다. 이들은 각자 자기 학교에서 치른 기말고사에서 중간고사 때보다 수학 점수가 평균 13점 올랐다. '싱글 맘' 어머니 밑에서 어렵게 자란 조모(14)군은 "대학생 형들이 재미있게 가르쳐줘서 날마다 '소풍' 오는 느낌"이라고 했다. "수학 점수가 40점이었는데 70점을 넘었어요. 저는 꿈이 없었는데, 이젠 소설가가 되고 싶어요."

용산구청 자원봉사센터 서미정 주임은 "배나사가 입소문 나면서 학부모들 전화가 많이 온다"고 했다. "우리 아들은 고2지만 수준은 딱 중2니까 받아줄 수 없겠냐?"는 문의도 있다.

홍성준(22·컬럼비아대 4년)씨는 "학부모들이 생계에 바빠 상담 전화를 걸어도 '우리 아이가 거기 다녀요?' 하고 되묻는 경우가 많다"며 "어려운 환경에서 누가 시키지 않아도 열심히 공부하는 아이들을 가르친다고 생각하면 부유한 환경에서 어려움 모르고 자란 내가 부끄러워진다"고 했다.

여름방학이 시작되면서 배나사 회원들은 학생 60명을 더 받았다. 내년부터 중3도 받을 계획이다. 대표 이씨는 "아이들이 벌써부터 '중3이 되면 못 다니나요?' 하고 바짓가랑이를 잡는다"며 "저소득층이 많이 사는 동네에 공부방을 더 만들 수 있는 방법을 궁리 중"이라고 했다. 조선일보 090725

Posted by allinda

학사모,‘교원의 교육활동보호법안’ 백지화 촉구 성명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모임(상임대표 최미숙)은 학부모가 사전에 학교장과 교사의 동의를 얻어

학교 출입을 해야 하는 [교원의 교육활동보호법안]백지화를 촉구했다.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과 여야 15명 의원이 공동 발의한 이 법안은 학부모의 학내 난동, 노출증 환자의 여학교 출입, 잡상인들의 물품강매를 이유로 학부모의 교내 출입을 제한한다는 것이다.

학사모는 학원에서도 수업을 공개하는 등 열린사회로 가는 마당에 학교측은 거꾸로 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Posted by allinda

"내일 아침에 15분 정도 일찍 가야 해요" 어젯 밤 아들 부탁에 아내는 다섯시 전에 일어나 밥을 했다. 졸음에 겨운 아들이 밥을 먹는다. 밥상머리에서 왜 일찍 가느냐 물었더니 친구가 학생회장에 출마하는데 교문 앞에서 선거운동 하기 위해서란다. 순간 꼭지가 돈다. "이 자식아 네가 출마하는 것도 아니고 친구 뒷바라지 하려고 애미를 깨워 새벽밥하게 만든단 말이냐?"고 역정을 냈다.학원 숙제가 많다고 투덜대기에 일찍가서 공부라도 하려나 싶었던 아내는 할 말을 잃었다.

물론 무대 아래서 박수치는 사람도 있어야 한다는 걸 모르는건 아니지만 내 새끼가 남 따까리 하러 나선다니 성질부터 나는게 나만의 경우일까?

새벽부터 핀잔을 들은 아들은 풀이 죽어서 교문으로 들어선다. 회사로 출근하면서 빗길에 우산들고 서서 히히덕 거리며 친구를 위해 응원할 아들 모습을 상상하니 아직도 마음이 불편하다.

Posted by allinda

오후 7:30에 시작하는 입시설명회에 이미 1백여명의 엄마들이 들어 앉았다. 어제는 고1 부모를 대상으로 오늘은 고2 부모들에게 입시설명회를 하는 평촌의 입시학원. 강남본원을 비롯해서 7개 학원에서 경기권 최대 수강생이 다닌다는 학원이다. 재수생을 포함해서 8천여명이 다닌다니 매머드학원이다.

고2 아이를 둔 나는 처음 아이를 유아원에 보낼때 무언가를 가르치기 보다는 집에서 놀리기 보다는 학원에 보내면 뭔가를 해주겠지 하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되살아 났다. 맞벌이하는 친구들이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으니까 학원에 보내던 모습이 떠올랐다. 제가 한다니까 보내주기는 해야겠지라는 생각을 품고 있던 나는 자격없는 부모였다. 그래도 학원에 보내면 부족한 과목을 조금은 보충이라도 하겠지 하는 기대를 가졌었다.

학원은 부족한 과목을 보충해주는 곳이 아니었다. 워낙 수시모집에서 다양한 제도가 생기고 이번에는 입학사정관제까지 추가되는 바람에 입학상담실장이 성가를 올리는 입학컨설팅 기관으로 변하고 있었다.

성실하게 노력하는 사람이 잘되는 세상이 아니었다. 성실하게 노력하는 것은 누구나 기본적으로 하는 것이고 현 제도를 최대한 [잘]이용하는 기술을 빌려야 아이가 대학을 갈수 있는 곳이었다.

고2에 공부를 마쳐야 하고 고3이 되서는 성적 떨어지는 일이 없도록 관리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새로 바귄 입시제도 안에서 아이가 수시 특별전형에 들어가려면 고1 이전에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서 캐리어를 쌓아가는 것이 중요한 세상이었다.

아이가 대학입학에 실패한다면 그건결국 내 책임이 크다는 얘기가 됐다.

Posted by allinda

평촌 학원가에서 손가락에 꼽는 유명학원이 특목고 입시설명회를 열었다. 2백여명이 넘는 엄마들은 세시간을 이어지는 설명회에 잘도 버티고 앉아 있었다.

sky 입학을 하려면 할아버지 재력과 엄마의 정보력 그리고 아이의 실력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 실감났다.

참가한 2백여명의 엄마들 중에 뒤쪽에 앉아서 한숨을 쉬거나 도중에 일어서는 엄마들은 이미 자격미달이었다. 이 학원이 서울,경기지역에 80여 명을 합격시킨다고 한다면 앞쪽에서 초롱초롱하게 설명을 듣는 엄마들만 해당되는 사항이었다. 이미 특목고에 입학이 가능한 아이들은 중1 수준에서 결정이 나 있다는 느낌이었다. 이미 1백여명의 가능성이 있는 상위 그룹은 따로 있고 내 아이는 들러리였다는 생각에 절망감이 들었다.

중3 아이들은 이미 특목고에 입학해서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을 따라가고 수학적 사고가 기본으로 되어 있어야 하는 구술고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아이에게 조금 재능이 있어 보인다고 해서 특목고 입학을 기대한다는 것은 언감생심 이었다. 부모가 팔걷고 나서서 코칭하고 따라다닐 재력과 열성이 없다면 생각도 못할 일이었다.

내가 고등학교에서도 접하지 못한 문제를 중2,3 아이들이 풀고 있었다. 영문과를 나온 나도 못듣는 CNN을 넘어 AP를 듣고이해하고 답을 하는 문제를 풀고 있었다.

학원측은 기술적으로 시스템을 완벽해 보일만큼 짜놓고 있었다. 돈내고 그대로 따라 오기만 하면 아이가 특목고에 가는 일은 가능해 보였다. 부족한 교과는 돈을 더 내고 인터넷을 이용해서 보충할수 있고 출결부터 학생지도까지 첨단 시스템으로 관리되고 있었다.

날마다 숙제에 파묻혀 파김치가 되는 아이를 보면서 그만두게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내게"중3 1년만 죽었다 생각하고 파고 들게 하면 아이의 평생이 달라질수 있는데 무엇을 주저하십니까?"라고 묻는 것 같았다.

Posted by allinda

화분이 시들해져서 화원에서 일하시는 분에게 여쭈었더니 "물을 너무 많이 주셨네요"하신다. 잎이 말라 보이거나 내 생각에 목이 마르지는 않겠나 싶어서 또는 습관적으로 물을 주었다. "물이 너무 많으면 식물이 힘들어해요" 하신다.

또래들보다 조금은 비둔해 보이는 큰아이가 야자 끝내고 돌아와서 11시가 넘어서 식탁에 놓인 간식을 허겁지겁 먹는 모습을 본다. 아내는 하나라도 더 먹이려고 따라 다니며 먹인다. 입이 짧은 딸아이는 아침마다 제 엄마 성화에 안넘어가는 밥을 먹느라 고생이다. 배고파하면 그때나 주지 그러느냐고 하지만 아내는 아이들이 안타까와서 따라 다니며 먹이려 든다.

엊그제 한 민간기구 회의에서 해외연수 선발에 자원했더니 YMCA사무총장이 작은아이 일본 과학캠프 보내지 않겠느냐고 권한다. 90만원이 넘는다길래 주저했더니 "이사님은 가시면서 자제분 보내시는건 주저하셔요?"라고 묻는다. 순간 그렇기는 하다 싶었다. 하지만 이내 생각을 다잡았다. 나중에 자기가 아쉬워서 가겠다면 모를까 내가 나서서 투자라고 보내려는 욕심은 부리지 말아야 겠다고. 아이들이 유치원 다닐 무렵에 주말이면 이곳저곳을 데리고 다니며 세상 구경을 시켰었다. 그런데 이녀석들이 한 곳도 제대로 기억하는 곳이 없다. 어찌나 허망한지 모르겠다. 화분에 물을 너무 많이 준 것일까?

Posted by allinda

어린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리더십코스 강의를 진행해 드립니다.

평균 6~8회차 코스로 자기를 발견하기, 의사소통의 기본 요령, 비전을 설정하는 요령 등을 강의 내용으로 구성합니다.

청소년프로그램센터 등에 강의할 강사를 파견해 드립니다.

김용현 019-260-3100

Posted by allinda

딸이 처음 치마를 입던 날과 다시 바지로 돌아간 사연

중학교 입학식 날 딸아이는 파김치가 되어서 돌아왔다. 치마가 여간 불편하지 않더라는 것. “엄마 오줌쌀 때는 어떡해?” 우리 부부는 기가 막혀 마주보고 웃음보를 터뜨렸다. “그냥 치마를 올리고 스타킹만 내리면 되잖아?” “아. 그렇구나. 그걸 내리고 스타킹을 내려니까 얼마나 불편하던지....”

아이가 네 살 땐가 노란색 치마에 스타킹을 입히고 찍어 놓은 한 장의 사진이 있다. 어찌나 깜찍한지 TV위에 올려놓고 “이땐 참 예뻤는데”를 연발한다. 아내의 꿈은 딸을 낳으면 공부처럼 드레스를 입혀 키우는 것이었다는데 아들 피아노 발표회때 나비넥타이를 해주기는 했어도 딸아이에게 드레스를 입혀보지는 못했다.

가을학기가 시작되면서 딸아이가 바지를 입겠다고 엄마를 조른다. 결국은 사줬다. 짙은 감색바지를 입고 처음 학교가는 날 딸은 키가 커 보였고 나름대로 보기 좋길래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전교생 중에 다섯명 정도 바지를 입는단다. 처형은 “아이를 예쁘게 키워야지 선머슴을 만드느냐?”고 아이 엄마를 힐난했다. 학원선생님도 “맥도널드에서 일하는 사람같다고 수업시간에 놀렸는데 상처받지는 않았느냐?”며 전화했다. 친척아이 하나가 머리핀을 촘촘하게 하고 나타났길래 “아프겠다”했더니 “엄마가 예쁘게 보이려면 아픈 것도 참아야 한 대요” 한다. 이말을 들은 아내가 딸애를 다그친다. “봐라. 넌 도무지 불편한 걸 참을 줄 모르니?하고 딸을 다그치고 회유하지만 녀석은 들은 척도 않는다. 불편한건 싫다는 주장이다. 나부터 불편한 걸 참지 못하는 성격이어선지 딸 편이다. 저런 녀석이 나중에 남친이 생기면 그놈에게 잘 보이려고 스스로 치마를 입을까? 070915


Posted by allinda